기존 약 부작용 환자 요청…아보메드 "윌슨병 국내 본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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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유전질환 윌슨병 신약 후보물질 'ARBM-101'을 개발 중인 아보메드가 본임상을 앞두고 환자 모집에 청신호가 켜졌다. 희귀질환인 만큼 환자 모집이 임상에 있어 첫 관문으로 꼽힌다. 특히환자가 직접 아보메드를 찾아 문을 두드렸다는 점에 주목할만하다.
환자와의 만남은 아보메드의 임상 전략에도 변화를 줬다. 당초 해외 중심으로 계획됐던 본임상에국내 임상 사이트를 추가하는 방안이 내부에서 검토되기 시작했다.
아보메드는 올해 하반기 ARBM-101의 첫 본임상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동물실험 단계에 머물러있던 후보물질이 환자 접점을 계기로 임상 개발 동력을 확보하는 모습이다. 더벨은 환자가 직접회사를 찾아온 현장을 찾아 그 배경과 이후 변화된 임상 계획을 살펴봤다.
◇40년 정체된 치료 옵션…환자가 직접 임상 단계 신약 찾아나선 배경
20대 초반 앳된 대학생 환우인 A양이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아보메드 본사에 찾아온 10일 오전,본사 내에는 기분 좋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창립 이래 윌슨병 환우가 본사에 방문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일부 연구진을 제외한 대부분의 임직원들은 윌슨병 환자를 실제로 대면할 기회가 없었다.ARBM-101이 동물 대상 실험 위주인 전임상에 있었던 영향도 있지만 적응증인 윌슨병 자체가 희귀질환인 만큼 주변에서 환자를 쉽게 볼 수 없는 탓도 있다.
방문이 성사된 건 A양이 아보메드가 ARBM-101 기술이전에 성공했다는 기사를 접하면서다. 아보메드는 1월 벨기에 제약사 '하이로리스'와 ARBM-101의 유럽 지역 권리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기사를 본 A양은 직접 아보메드에 연락해 ARBM-101이라는 약물에 대해 알고싶다는 의사를전달했다고 한다.
A양은 "10여년 전 윌슨병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했지만 트리엔틴 등 기존 치료제에 대한 약물부작용이 심각했다"며 "약물을 증량하는 과정에서 윌슨병 증상 중 하나인 신경학적 증상이 너무심해져 걷지 못할 수준까지 이르렀다"고 말했다.
윌슨병은 구리 대사에 관여하는 단백질 유전자 'ATP7B' 돌연변이로 인해 구리가 배출되지 못하고 △간 △신장 △뇌△ 눈에 독성을 유발하며 발생하는 희귀 유전병이다. 인종에 상관없이 약 3만명당 1명 꼴로 발생하며 환자 절반 이상이 만성 간경화로 진행돼 중증으로 발전하게 된다.
꽤 오래 전인 1970년 치료제가 개발된 희귀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치료 옵션이 없는 것이한계로 지적된다. 1970년 최초로 개발된 페니실라민이 여전히 1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2차치료제로는 1985년 FDA 승인을 받은 트리엔틴이 있으나 이후에는 약 40여년 동안 추가로 허가받은 물질이 없다.
A양은 "트리엔틴은 도저히 복용을 할 수 없어 다른 구리 배출 약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안전한아연 제재를 수년 째 복용 중이지만 공복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과 위장 장애라는 불편함은 여전하다"며 "게다가 약물을 복용함에도 불구하고 증상의 호전이 전혀 없기 때문에 답답해서 직접신약을 찾던 중 아보메드와 ARBM-101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런던 2상 계획 중이던 ARBM-101, 국내 임상 사이트 연다
ARBM-101은 구리 특이적 저분자 펩타이드 기전 기반 후보물질이다. 핵심은 '메타노박틴'이라는미생물이다. 해당 미생물은 체내 구리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대변을 통해 배출된다. 유전자 변이가 없는 사람들 역시 구리를 대변으로 배출하기 때문에 추가 축적 부작용 없이 효과적인 배출이가능하다. 이미 쥐, 돼지 등 동물 모델을 통해 구리 배출 효과를 확인했다.
아보메드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임원빈 공동대표는 "ARBM-101은 짧게는 1개월 길게는 3개월 주기로 정맥(IV) 주사를 투여하면 구리 배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간에 직접작용하기 때문에 중증 환자 치료도 가능하고 이미 신경학적 증상이 진전된 환자들도 꾸준히 구리를 배출한다면 호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경쟁 약물로는 유전자 치료제가 개발 중이지만 면역 거부 반응 위험과 반복 투여가 불가능하고장기 유효성이 불확실하다는 한계로 인해 개발 속도가 더뎌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임 대표는 "윌슨병이 유전질환인 만큼 유전자 치료제가 탄생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ARBM-101 기전을 통해 안전하고 편리하게 구리를 밖으로 배출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 날 A양과 어머니가 가장 궁금해 한 건 단연 임상 시기와 가능 여부였다. 아보메드는 올해 하반기 ARBM-101의 본임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임상 1a상은 안전성 및 내약성 평가를 위해 건강한성인을 대상으로 한국 등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임상에는 A양이 참여할 수 없다.
당초 A양은 윌슨병 환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2상에도 참여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아보메드는 임상 1b/2a상과 2b상을 아보메드 글로벌 임상자문위원회 위원이자 핵심 임상책임자(PI)가 있는영국 런던을 중심으로 진행할 계획이었다. 해당 PI는 과거 알렉시온의 ALXN1840 임상 PI로300명가량의 환자 코호트를 가지고 있다.
임 대표는 "한국의 경우 현재 1500명에서 1800명의 윌슨병 환자가 있다"며 "지난 2019년 알렉시온이 국내에서 ALXN1840 3상을 진행했을 때 환자 모집 목표치가 180명이었지만 실제 모집환자는 5명에 그쳐 임상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국내 임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었다"고말했다.
하지만 아보메드는 이번 A양과의 만남 이후 2b상을 국내에서도 진행하기로 내정했다. 임 대표의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 2b상은 이르면 2028년 하반기 진행될 전망이다.
임 대표는 "국내 환자 모집에 어려움은 있겠지만 신약 개발의 궁극적인 목적은 질병의 극복과 환자 삶의 질 개선에 있기 때문에 국내 임상 사이트 추가 개소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ARBM-101이 윌슨병 환자들의 희망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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